삘리리, 쿵쿵쿵……!
요란한 피리 소리, 북소리가 한적한 산촌에 울려 퍼졌다.
마가촌(馬家村) 사람들은 일손을 놓았다. 참으로 오랜만에
들어 보는 마희단(馬戱團:광대) 풍악소리였다.
"악쟁이들이 왔나 보네?"
"응? 그러게 말이야?"
사람들은 마음이 금방 뒤흔들렸다.
비록 천한 잡놈들이라고 멸시는 하지만 그들이 보여 주는
솜씨는 놀랄 만했다. 사람이 저럴 수가 있나 하는 감탄이 절
로 튀어나왔다. 얼마나 고된 훈련을 받았으면 몸이 뼈 없는
문어처럼 흐느적거릴까?
정해진 곳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다니는 마희단이지
만, 비선령(飛仙 ) 산골짜기에 틀어박힌 마가촌까지 들리는
일은 드물었다. 그렇기에 더욱 마음이 들뜨는 사람들. 성(城)
에나 나가야, 그것도 운이 좋아야 구경할 수 있는 마희단 공
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가슴 설레이기에 충분했다.
"허허허! 한동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는데."
"혹시, 저놈들 말야. 우리 아이들을 잡아가려고 온 것이 아
닐까?"
"아이들을 잡아가?"
"왜, 그런다잖아? 아이들을 잡아다가 밥도 먹이지 않고 곡
예만 시킨다고…… 마희단 놈들은 거의 그런 식이라던데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