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위대(前衛隊) 중에서도 당영지가 이끄는 제십칠력(第十七力)
이 수 많은 싸움에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던 이유는 그의
역량에 힘입은 바가 컸다.
한승과 만야는 당영지의 일갈에 숨소리마저 죽였다. 당영지가
입을 열 때는 반드시 절체절명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.
당영지는 뒤따르는 제십칠력 대원 일곱 명을 위엄 어린 눈길로
돌아본 후, 거대한 고목 한 그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.
"첫 번째 희생자 촌로(村老)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."
순간 칠 인은 당영지의 말을 한 자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
를 기울였다. 그가 하는 말은 언제나 틀림없었고, 생사지경에
서 목숨을 구해 주는 금과옥조(金科玉條)였다.
"우리는 혈반사접(血班死蝶)은 물론 유충까지 제거해야 한다.
나무 줄기나 구멍 나무껍질 밑 바위름 등을 유심히 살펴 나간
다. 해독약이 없는 치명적인 독이니만치 특별히 주의해라!"
당영지는 해독약이 없다는 말에 특별히 강한 억양을 주었다.
출발할 때부터 부담스런 부분이 그것이었고, 실제로 혈반사접
의 독에 중독 된다면 대처할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상태였다.
"가자!"
말을 마친 당영지는 조심스럽게 나아가기 시작했다.
"헉! 저, 저것..."